서민의 금고가 초심 잃더니 곪아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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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농업

서민의 금고가 초심 잃더니 곪아터져..

새마을금고 기업대출 112조102억원, 6배 증가
직장 내 갑질 신고한 직원 부당인사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새마을금고
[뉴스와이]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출자 과정에서 박차훈회장이 중앙회 임원과 자산운용사 대표등으로부터 모두 2억6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이 밝혀져 행정안전부는 박회장이 기소됨에 따라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박회장의 직무를 즉시 정지했다고 밝혔다.

뱅크런 사태 이후 박차훈회장의 직무정지 등 새마을금고의 위기는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커졌다. 가계대출이 중심이었던 새마을금고가 기업대출을 늘리는 전략을 펼친 건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등장과 함께 더 구체화됐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은 112조102억원으로 2019년초 19조8460억원과 비교해 6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60% 가까이 늘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30%대였으며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1%에 불과했다. 당시는 가계대출이 70%를 차지했다. 지역 주민 혹은 상권 중심 조합에서 출발한 새마을금고가 기업대출을 갑자기 늘리면서 위험이 커졌다. 지난 1월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은 56조원 규모로 당시 기업대출 111조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 대비 건당 대출규모가 커 위험 부담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월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 10%에 육박했다.

새마을금고가 기업대출을 대폭 늘리는 경영전략 변화는 2018년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이끌어 온 박차훈 회장의 행보와 그 궤를 같이한다.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호황기였을 때에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반대의 평가가 나오다 부동산 PF 부실이 불거지면서 지난 7월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터진 것이다.

부실이 발생해도 내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으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내부 시스템이 부족했다.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감사위원은 절반 이상이 내부 출신이고, 전체 금고를 관리·감독하는 금고감독위원회는 정원 대비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자정이나 치열한 토론 부재는 새마을금고 전체 경영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잠잠했던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이 터졌다. 인천의 새마을금고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직원을 상대로 부당 인사를 낸 이사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사장은 직장 내 괴롭힘 심고를 한 근로자를 다른 지점으로 전근 발령해 불이익 처우를 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부가 농협과 수협, 신협, 축협, 새마을금고 등 지역 금융기관을 기획감독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체불 등 불법행위가 700건 넘게 집계됐다. 감독 결과 금융기관 113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5건, 임금체불 214건(38억 규모), 비정규직·성차별 7건, 연장근로 한도 위반 33건 등 모두 763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뉴스와이 newsy22@naver.com